화약류관리기사 응시자격부터가 취업준비 시작!

안녕하세요!
화약류관리기사로서
현재 석회 광산 발파 현장에서
발파 기술팀으로 일하고 있는 이O입니다.
한국에서는 총포류를 비롯해 폭약 역시
관할 경찰의 철저한 통제를 받는 거
다들 아시고 계시겠죠?
하지만 저는 직업적으로
그런 물품을 사용하는데 인가된 상태로
물론 정기적으로 검사 받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일반 사람들과는 다르게
직접 폭약을 다루며 특수한 일을 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어요!
자원개발과 환경파괴의 사이에서
폭발이라는 인간의 힘을 가장 가까이에서
실현시키는 것은 정말 특별한 경험이죠.
그래서 재밌고 즐거운 마음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답니다.
(뭔가 이상한 말로 들리기도 하네요 ㅎㅎ)
자원공학이나 화학공학을
전공하셨던 분이라면
어느 정도 익숙할 수도 있지만
저와 같이 이런 일을 하시려거든
먼저 화약류관리기사가 되셔야 해요.
생각이 있으신 분들은
당장에 시작하고 싶으시기도 할 거에요.
그래도 모든 취업 문이 그렇듯이
원하기만 한다고 되는 것은 없겠죠?
그래서 관심 있으신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고졸이었던 제가 어떻게
화약류관리기사 응시자격을 얻고
여기까지 왔는지 말씀드려볼게요.
학창 시절을 태백에서 지내고 있던 저는
그렇게 공부를 열심히 했던 학생은
아니었기 때문에 입시는 포기했고
학교를 졸업하고부터는
바로 근처 작업장에 계약직 형태로
일하면서 돈을 벌고 있었어요.
아직 학생티를 벗어나지 못한 외모에
어른들이 처음에는 많이 귀엽게 봐주셨는지
시간 때우다 가라던지
너무 무리하지 말아라던지
생각보다 제 편의를 많아 보아주셨는데
그렇게 현장에서 일하다가
하루는 사이렌도 울리고
아저씨들이 다들 긴장하고 있더라구요.
(잡담조차 하지들 않으시더군요 ㅋㅋ)
그게 바로 발파예정일이었어요.
당일 광 채굴 사이트에
막장을 더 뚫고 들어가려고
아주 소수의 전문가들만
터널에 들어가고
나머지는 밖에서 대기하면서
일손들을 다들 놓고 있었죠.
사이렌 소리가 시작되는가 싶더니 사라지고
얼마 있다가 쿠궁!!
이런 굉음이 터져나왔죠.
제가 근처에서 어릴 때부터 살아서
그런 소리를 먼 데서
어렴풋하게 들은 적은 많이 있었는데
간간이 들렸고 소리도
아주 크지는 않아서
크게 신경 썼던 적은 없는데
바로 눈앞에서
엄청난 폭발음을 들으면서
터널 안에서부터 연기가 자옥하게
솟구쳐 오르는 광경을 보니까
아르바이트나 하다가
결국에는 이곳을 떠나는
대다수의 뜨내기 일꾼 처지가 아닌
전문적인 능력을 인정받아서
현장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다음 날부터 건너 건너 통해서
폭약 담당자분과 자리를 같이할 기회를
만들려고 무진 애를 썼었죠.
그분과 얘기할 때 자원과를 졸업하고
자기도 처음부터 이런 분야를
계획한 것은 아닌데
화약류관리기사 이름이
너무 멋져 보여서 취득했더니
자연스럽게 여기서 일하게 되었다고
그렇게 말해줬거든요.
그럼 저도 할 수 있냐고 물었고
고졸은 화약류관리기사 응시자격이
아마 안 될 거라는 소리에
바로 포기하려는데
자기가 학점은행제라고 아는데
그거 통해서는 국가기술종목 시험 보는데
응시 조건은 맞출 수 있어서
그런 쪽으로 알아보라고 하셨어요.
처음에는 생소해서
일단 마구잡이로 정보를 모았어요.
그러다 보니 후에 저를 도와주신
학점은행제 학습멘토 선생님과도
연락이 닿았고
보다 자세하게
진로에 대해서 물어보았죠.
고등학교만 나온 상태이니까
시험을 보려면
학점인정에 관한 법률에 의해
106학점을 이수하면 된다고 하셨어요.
대학을 따로 가거나
그 쪽으로 특화된 학과로 진학할 필요도
전혀 없다는 의미였어요.
원래 제도 자체가 교육부에서 운영하는
대학 과정의 학습을 제공하기 때문에
저같이 고등학교만 나왔더라도
충분히 대학 수업을 들어서
학점을 쌓을 수 있던 거였어요.
수업 형태는 온라인이었고
다시 말해면 인터넷 강의였어요.
생방송 같이 실시간으로
원격 수업하는 것도 아니고
해당 과목을 맡은 교수님이
수업한 내용이 녹화된 영상을
자기 집이나 아니면 어디에서나
PC나 폰으로 볼 수 있었죠.
그래서 저는 현장에서
계속 알바를 이어나가면서도
밤이나 주말에는
화약류관리기사 응시자격인
106점 취득을 위한 학습 활동을
할 수 있었어요.
기간은 1년 정도 걸렸는데
3학기 과정이었고
그렇게 기간을 단축하려면
온라인 수업 외에
따로 간단한 라이센스를 2개 따고
독학학위제라는 시험도 통과해야 했어요.
라이센스라고해서
뭔가 거창한 것은 아니고요ㅎㅎ
저 같은 경우는 워드만 땄어요.
그 외에 하나는 이미 갖고 있던 컴활이었고요.
(중학교 때 따놨던 것인데 다행이었죠!)
독학사는 총 4단계 중에
가장 난이도가 낮고 고등학교에서
배운 정도로만 풀 수 있는
1단계 교양과목 문제를 풀었죠.
나머지 2~3단계는 전공 시험이고
4단계는 학위취득 종합이라서
건너뛰어도 상관없었어요.
그 외에는 모두 온라인 수업으로
점수를 충당했는데
그렇게 해서 학은제 과정이 끝나자마자
화약류관리기사 종목의 시험 일정이 있어
원서 접수하고 응시할 수 있었어요.
처음에는 미끄러져서
친구들에게 큰소리 쳐놓은 제입장에서
약간 난감하기는 했는데
결국 다음 회차에서 합격할 수 있었어요!!
지금에야 그 친구들이 다들 인정하지만
시험 통과한 거 진짜 잘했다고
나도 해보겠다고들 하더라고요.
왜냐하면 이게 그 기간에는
집중하고 공부해야 이룰 수 있거든요!
다행히 학은제로
응시 조건 만들어 갈 때부터
시간을 내서 공부해 놓았으니 가능했지
그렇지 않았다면
마지막 합격까지 좀 더 걸렸을 거에요.
학점은행제 기간 동안
수업도 듣고 독학사도 진행하면서
놀고 계시던 뇌를 마구 헤집어 놓으니
다음에 기사 공부에 들어가서도
머리 싸매고 하는 것에 무리가 없었거든요.
그리고 온라인강의는
하루에 2~3시간만 잡아먹으니
나머지 잉여시간을 활용할 수도 있었구요.
애초에 학은제 학습 멘토 선생님이
응시 조건은 단지 그것뿐이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했고
최종 목표를 위한 공부에 더
열중하라고 해서 정신 차릴 수 있었어요.
멘토님 말씀대로 수업과목은
성적을 100점 만점에 60 이상만 하면
이수가 돼서 과목당 3학점 가져올 수 있는데
아주 열심히 안 해도 그 정도
이수하는 게 어려운 거는 아니라서
그런 말을 해주신 거더라고요.
어쨌든 그런 과정을 거쳐서
이제야 일하는 곳을 직장이라고 부를 만큼
전문적인 분야에서 책임 의식을 갖고
업무를 보고 있네요.
이게 3D 업종이라고 보시는 분도 있지만
Dirty, Dangerous, Difficult에서
Difficult(어려운)에 저는 비중을 두고 있고
거기에 매력을 느끼는 터라
개인적으로 너무 좋더라고요.
여튼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은
굳이 제가 취득한
화약류관리기사 종목만
고집 안하셔도 되고
다른 목표를 설정해서 학은제를
사용하실 수도 있으니
잘 판단하셔서 원하는 직업을 갖고
자신의 수준을 점점 높여가는 삶을
살아가셨으면 좋겠네요.
(고졸이라면 특히 더!!)
